대접만한 모란이 소리없이 피어나
순한 짐승의 눈처럼 꽃술 몇 번 껌뻑이다가
떨어져 누운 날
언젠가도 꼭 이날 같았단 생각한다 해도
그게 언제인지 무언인지 모르겠고
길모퉁이 무너지며 너 맞닥뜨린다 해도
쏟아뜨린 것 주워 담을 수 없어
도저히 돌이킬 수 없어
매일이 그렇듯이 그날도 껌뻑거리다
주머니 뒤적거리다 그냥 자리를 떠났듯이
느닷없이 너 마주친다 해도
그게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할 것 같다
물건을 고르고
지갑 열고 계산을 치르듯
잊은게 없나 주머니 뒤적거리다
그곳을 떠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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