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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하늘에서 본 ‘아름다운 대한민국’

대관령 바람소리 2011. 2. 26. 16:52

 

하늘에서 본 ‘아름다운 대한민국’ ①
 
가을에 물든 강원도 산골마을
 
사진 : 李泰勳
헬기 : 조종 배택훈 기장(강릉산림항공관리소)
金正友 月刊朝鮮 기자 (hgu@chosun.com
강원도 영월군 일대 한 마을 옆으로 東江(동강)이 오색단풍 진 계곡을 따라 굽이쳐 흐르고 있다.
 ‘神(신)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을날의 강원도는 한 폭의 거대한 油彩畵(유채화)였다.
 
  形形色色(형형색색) 단풍 물결이 설악산과 오대산 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힘있게 굽이진 소양강 줄기는 두메산골을 휘감아 흐른다. 추수 끝낸 논밭은 넓은 조각보 같은 민얼굴을 드러내 하늘과 對面(대면)하고, 계곡따라 이어지는 옛길은 숲을 들락거리며 하늘과 숨바꼭질 중이다. ‘壯觀(장관)’이란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 것 같다.
 
강원도 강릉시 외곽의 조각보처럼 펼쳐진 논밭 사이로 남대천 물줄기가 동해를 향해 이어지고 있다.

  가을걷이를 마친 농민이 누렇게 익은 옥수수를 앞 마당에 내놓는다. 갈아엎은 배추밭은 한 달새 반 토막 난 배춧값에 가슴 아픈 農心(농심)을 보여준다. 火田民(화전민)이 일궈놓은 밭들은 어느새 결실을 맺었고, 五色(오색)단풍 물든 산골 마을은 大豊(대풍) 예감에 들떴다.
 
  李承晩(이승만) 前(전) 대통령이 6·25 당시 적군의 水葬(수장)을 기념해 명명한 破虜湖(파로호)에 4만2000㎡ 크기의 한반도 모양 인공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萬海(만해) 韓龍雲(한용운)이 入山修道(입산수도)해 독립운동을 구상했던 百潭寺(백담사)에는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의 의미를 찾고자 온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내설악 깊은 터에 자리잡은 백담사에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647년 창건된 천년 고찰로, 시인 만해 한용운이 입산 수도해 독립운동을 구상했던 곳이다.

  설악산 대청봉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이 반가움에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오대산 비로봉에서 시작된 붉은 단풍은 어느새 千年古刹(천년고찰) 月精寺(월정사)에 당도했다.
 
  높은 하늘 위에서 이 광경을 내려다 볼 신의 관심사는 복잡한 세상만사가 아니라 그저 오색으로 물들어가는 단풍에 있지 않을까. 하늘에 올라오니 신이 하늘에 있는 이유를 알 만하다.⊙
 
영월에서 정선으로 이어지는 東江(동강) 사이로 추수를 끝낸 논밭이 민얼굴을 드러내 하늘과 대면하고 있다.

형형색색 물든 오대산 단풍. 한 폭의 거대한 유채화를 떠오르게 한다.

 

山海를 가로지르는 일곱 가지 白眉 - 7번 국도
 
사진 : 李泰勳
헬기 : 조종 배택훈 기장(강릉산림항공관리소)
金正友 月刊朝鮮 기자 (hgu@chosun.com
길은 고향으로 뻗어 있고 마음은 이미 그 길을 달린다. 아득한 산골길과 푸른 바다 넘실대는 7번 국도의 만남은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을 알린다. 사진은 7번국도에서 갈라져 나온 영월의 한 지방도로.
 미국 동부 해안에 가면 ‘I-95’라는 도로가 있다. 일명 ‘95번 도로’로, 미대륙 북동쪽 끝인 메인州(주)부터 남동부의 플로리다주까지 3098km의 동부해안을 연결하는 길이다.
 
  7번 국도는 한반도판 ‘I-95’다. 부산시 중구에서 출발해 함경북도 온성군에 이르는 길로, 513.4㎞의 도로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다. 뉴욕, 보스턴과 같은 대도시는 찾기 어렵지만, 한국의 ‘나폴리’ 장호항과 <모래시계>의 정동진 앞에 펼쳐진 에메랄드 빛 동해바다가 찾는 이의 마음을 평온케 한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 정동진은 경포대와 함께 동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힌다. 범선 모양의 선크루즈 호텔과 길게 뻗은 정동진 모래사장이 겨울바다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험준한 白頭大幹(백두대간)이 7번 국도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한국 대표관광지 설악산, 양떼목장이 인상적인 대관령, 한국의 ‘그랜드 캐년’ 佛影(불영)계곡 등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산과 숲을 만끽할 수 있다.
 
가을녘부터 늦겨울까지 묵호항은 오징어잡이 배로 북새통을 이룬다. 배는 해질녘에 나가 밤새 조업을 한 후 새벽에 돌아온다. 정오의 묵호항, 어부 대신 관광객들이 부두를 가득 메운다.

  겨울이 더 추워지기 전, 높은 太白山脈(태백산맥)을 병풍 삼고 드넓은 동해바다를 먹물 삼아 己丑年(기축년) 日出(일출)을 마음속에 그려 봄은 어떨까.⊙
 
7번 국도를 따라 속초에서 삼척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동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항구 마을 ‘장호항’을 만날 수 있다.

파란 지붕과 빨간 지붕, 그리고 눈부시게 푸른 동해바다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백두대간을 따라 남에서 북으로 뻗은 7번 국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손꼽힌다.

 

小白山脈에 찾아온 하얀 겨울
 
헬기 조종 : 김철훈 기장(진천 산림항공관리소)
李泰勳 月刊朝鮮 사진기자 (where70@chosun.com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군 화북면에 걸쳐 있는 속리산 국립공원.
 白頭大幹(백두대간)에서 남서쪽으로 비껴 앉은 小白山(소백산) 자락에 하얀 눈들이 소담스럽게 내려앉았다. 깊이 팬 산 주름마다 알알이 박혔던 붉은 단풍은 세월에 밀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하얀 눈꽃들이 새롭게 피어났다.
 
  태백산에서 남서쪽으로 굽어져 나온 소백산은 산 주름이 많고 능선이 부드러워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겨울이 되면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1439m)은 하얀 눈으로 덮여 雪國(설국)을 연상케 한다.
 
정도전의 호를 따서 이름이 지어진 단양의 명물 ‘도담 삼봉’.

  소백산 서편으로 날아가면 淸風明月(청풍명월)의 고장 제천과 단양이 눈에 들어온다. 남한강이 九折羊腸(구절양장)으로 휘감아 도는 단양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충주호와 어우러진 제천과 충주는 따스한 겨울 햇살을 가득 품고 있다. 파란 하늘빛을 품은 충주호는 소백산에서 떨어져 나온 크고 작은 산들과 조화를 이뤄 자연의 秘境(비경)을 선사한다. 댐 건설 탓에 물에 반쯤 잠긴 구릉들은 소백산 소나무를 머리에 이고 불어오는 淸風(청풍)과 태백에서 흘러 들어오는 남한강의 淸水(청수)를 호흡하며 대자연의 일원이 된다.
 
속리산 문장대에 눈이 소복이 쌓였다.

  소백산 비로봉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月岳山(월악산)이 나온다. 岳山(악산)은 곧 惡山(악산)이다. 산마루들이 파도처럼 너울거리고, 찬 겨울바람은 골짜기를 타고 불어온다. 산이 깊으니 골도 깊다.
 
  발 밑으로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가 보인다. ‘하늘재’라 불리는 문경새재다. 壬辰倭亂(임진왜란) 이후 국방의 요새로 자리잡은 문경새재, 지금은 관문 몇 개만 남아 옛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바람도 쉬어 간다’는 문경새재를 빠져나오자 바람이 잦아들기 시작한다.
 
겨울 눈꽃이 아름답게 피어난 속리산의 겨울 풍경.

  속리산 文藏臺(문장대·1054m)에 어느새 눈꽃이 피어나 겨울 향기가 진하게 배어난다. 엷은 겨울햇살과 안개에 휩싸인 문장대는 소백산과 달리 힘차고 당당한 기상이 엿보인다. 기암괴석이 奇奇妙妙(기기묘묘)하게 솟아난 문장대는 속리산의 최고봉인 천황봉(1058m)·관음봉(982m) 등과 함께 겨울 산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한국의 八景(팔경) 가운데 하나인 속리산은 소백산맥의 大尾(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평일에도 불구하고 문장대에 오른 등산객들은 하얀 눈을 밟으며 가슴 속에 己丑年(기축년)의 희망 한 줌을 아로새긴다.⊙
 
백두대간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소백산맥의 중심인 소백산에 다다른다.

낮은 구릉들이 물에 반쯤 잠겨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 낸 충주호 주변의 모습.

충주호가 생겨나면서 수몰지역에 있던 옛 건축물을 옮겨 놓은 청풍명월.

출처 : 고려수지침 대구복현지회
글쓴이 : 차마고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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